평론소개

미륵 신앙의 본거지로 알려진 모악산은 김제 평야 동쪽에 우뚝 속은 영험스러운 산이다. 그 산자락 아래에 살고 있는 유휴열의 그림에도 분명 그 산의 정기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때 그곳 어딘가에서 수많은 굿판이 벌어졌듯 유휴열의 작업실에서도 매일 그림 굿이 펼쳐진다. 화려한 색상과 빠른 속도감과 힘을 지닌 붓질, 그리고 그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펼쳐지는 색과 질료의 향연은 그대로 굿판에서 접하는 이미지와 춤, 소리 등을 환영처럼 떠올려준다. 아니면 무신도나 단청, 탱화나 꽃상여 등의 이미지도 연상된다. 하여간 그의 그림은 주체할 수 없는 모종의 기운, 신명으로 혼곤하다. 그것은 그림, 미술이라기보다는 한바탕 굿이나 푸닥거리, 살풀이와도 같다. 그는 영락없이 물감과 붓을 가지고 굿을 하는 무당이다. 주어진 캔버스를 마당으로 삼아 그 위를 종횡으로 누비고 다니며 색채를 지닌 물감의 질료성을 극대화하고 격렬한 붓질, 몸짓을 감행한다. 그대로 퍼포먼스이자 춤이고 가락이다. 그림의 외형은 서구의 액션페인팅, 추상표현주의와 유사한… 더 보기 »유휴열: 몸으로 그려 나간 그림, 접신의 그림_박영택(미술평론가)

유휴열: 몸으로 그려 나간 그림, 접신의 그림_박영택(미술평론가)